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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및 드라마 리뷰

킹덤 아신전 : 아신은 왜 생사초를 퍼트렸을까?

드디어 킹덤 : 아신전이 넷플릭스에서 개봉했습니다. 시즌 2 마지막화 끝무렵 전지현이 등장하면서 그녀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사역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요. 이번에 아신전을 통해 어느 정도 그 의문이 다소 해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신전은 킹덤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킹덤의 세계관의 기원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생사초가 어떻게 조선땅에 퍼지게 되었는지를 아신의 성장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지요.

1. 킹덤 : 아신전의 시대적 배경

아신전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입니다. 구체적으로 두 차례의 왜란으로 국력이 많이 쇠해진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선을 위협하는 세력은 일본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북쪽의 여진족도 호시탐탐 조선을 침공할 틈을 엿보고 있었죠. 조선으로서는 이들을 어떤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라도 막아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 아신전의 스토리가 전개가 됩니다.

아신전의 공간적 배경은 북쪽의 폐사군입니다. 폐사군은 산삼이 많기로 유명한 곳으로 왕을 위한 땅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곳에서 시체더미가 발견이 됩니다. 파저위라고 불리는 여진족이었죠. 북쪽 국경을 수비하던 민치록은 그 현장에서 발견된 목제 장식구를 발견하고 우연한 죽음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북쪽의 여진족이 보복을 하려고 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조선의 또다른 혼란이 올 것이 예상이 되기에 민치록은 이들의 죽음을 타살이 아닌 호환에 의한 죽음으로 둔갑시키려고 합니다. 조선으로 귀화한 여진족 집단을 통해서 말이죠. 그 집단의 수장이 바로 아신의 아버지인 타합입니다. 조선의 밀정으로 그를 활용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비극의 시작입니다.

2. 아신이 생사초를 퍼트린 이유

그 당시 아신의 어머니는 시름시름 앓으며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신은 그런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산삼이 많이 있다는 폐사군을 몰래 돌아다니며 산삼을 캐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죠. 그러다가 어느 동굴에서 내용을 알 수 없는 그림과 약초를 발견하게 됩니다.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그 날도 마찬가지로 아신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한 산삼을 찾기 위해 폐사군에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돌아온 마을은 이미 폐허가 되었고 사람들도 모두 죽고 일부는 매달려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버지의 물건을 발견하게 되지요. 아신은 밀정으로 파저위에 잠입한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민치록을 찾아가 파저위에 복수할 수 있게 자신을 받아달라고 합니다. 민치록은 가엽게 여기고 받아들여 주죠.

아신은 병영 내에서 온갖 궂은 일을 하고 모욕을 받으며 지내면서도 자신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조선의 밀정 역할을 합니다. 자신의 부족을 몰살시킨 파저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말입니다. 왜란의 전황이 악화되어 민치록이 이끌던 추파진은 본영을 비우고 지원을 하러가게 되고 이를 대비코자 파저위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아신에게 염탐을 지시합니다.

그동안 멀리서만 동태를 살피던 아신은 파저위 본영까지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사지가 절단된 채 참혹한 모습으로요. 그 후 추파진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신은 지원을 떠나는 군 무리 속에서 어린 시절 파저위 시체더미에서 본 화살의 깃털을 발견하게 되고 파저위의 죽음의 진실에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날 민치록의 집무실에 몰래 들어가 사건의 모든 진상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아신을 통해 조선을 생사역으로 덮치게 만든 비극이 시작이 되죠.   

3. 여신의 한의 현대적 의미

조선의 입장에서 민치록의 행동은 조선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오랑캐는 오랑캐로 물리친다는 이이제이 전략으로 왜란으로 쇠한 조선을 북방의 여진족인 파저위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죄없는 부족이 몰살을 당하게 됩니다. 그 한가운데에 아신이 있었던 것이지요.

아신의 속한 성저야인 집단은 현대적 맥락에서 이주민과 같은 위치입니다. 즉 조선인으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여진족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외부인에 불과합니다. 이들은 과거 자신의 부족에게 관직을 내렸던 과거를 기억하며 기약없는 희망을 품은 채 조선에 충성하며 근근히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온갖 핍박과 무시를 받으면서요. 

그들은 조선과 북방 여진족 간의 함의 대결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조선인에게도 북방 여진족에게도 이들의 존재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여진족은 같은 부족이 희생당한 것을 화풀이하기 위해 이들을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맥락과 함께 아신의 가족사과 잘 어울려져 아신이 왜 생사초를 퍼트릴 수 밖에 없었는지를 나름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나를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지는 않았냐고, 그 희생이 과연 정당한 것이었냐고 말입니다. 

짧은 런닝 타임이 아쉽지만 그동안 기다린 보람이 있는 영화였습니다.